‘꽃범의꼬리’ 이름에서 보듯 호랑이 이름을 가진 범상치 않은 꽃이다. 화사한 연분홍색 ‘꽃범의꼬리’는 캐나다 퀘벡 서부 및 남부, 미국 중남부 및 멕시코 북부 등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이다. 속명(屬名) 대로 피소스테기아(physostegia)라고도 한다.
우선 꽃의 모습 자체가 특이하고 흥미롭다. 활짝 핀 꽃잎 하나하나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호랑이가 크게 입을 벌리고 있는 형상이다. 더구나 뾰족하게 생긴 긴 꽃대에서 꽃이 피어나는 꽃대(꽃차례) 모습이 호랑이 긴 꼬리처럼 보여 꽃범의꼬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무서운 호랑이 입과 꼬리를 인용했지만 아름다운 꽃인지라 ‘꽃’ 자를 붙여 ‘꽃범의꼬리’라는 이름이 만들어졌다.
중국 사람들은 꽃이 핀 모습을 용의 머리로 보았는지 거짓용머리꽃을 의미하는 ‘가용두화(假龍頭花)’라 부른다. 입을 ‘쩍’ 벌린 모양새가 어떻게 보면 메기가 입을 벌리고 있는 듯이 보이기도 한다.
사실 범의 꼬리를 닮은 식물은 ‘범꼬리’ 라 불리는 자생 식물이 있다.범꼬리는 마디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꽃범의꼬리와는 다르다. 범꼬리는 깊은 산 정상 부근에서 손가락 하나 정도의 길이와 굵기의 꽃차례를 가진 꽃이다. 자세히 보면 이 꽃대에 아주 작은 꽃들이 다닥다닥 피어 있다. 작은 꽃들은 길이 3㎜ 정도록 작고 꽃차례는 4∼8㎝ 정도로 수백의 꽃들이 무리지어 피어 있다. ‘아주 작은 새끼호랑이 꼬리’인 셈이다.
꽃범의꼬리는 번식력이 뛰어난 여러해살이 풀로 도심 화단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한두 송이를 심어두면 이듬해 군락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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