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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자연석 부처

by KimPaulus 2014. 6. 22.

부처란 과연 무엇이기에 그토록 많은 상들이 만들어지고 예배되었을까? 종교 예술의 본질은 어떤 형이상학적인 관념을 형상화하는 것이다. 우리가 행복한 삶을 추구하면 노력에 따라 그것을 얻게 되듯 종교 관념 역시 부단히 추구하면 궁극적으로는 실현된다. 마음속에 자비심이 넘치면 경건한 생활을 이루게 되고, 천국을 상상하고 바라면 천국이 실현된다. 이처럼 관념들, 특히 숭고하고 아름다운 관념들은 신(神)들이 되고, 이것은 인간의 모습으로 만들어진다. 관음보살은 자비이고, 문수보살은 지혜이고, 아미타불은 무한한 생명의 상징인 것처럼······

이 세상에는 종교적인 자질이나 능력[근기(根機)]이 서로 다른 수많은 중생들이 있다. 그래서 수많은 부처가 시대의 부침을 타고 헤아릴 수조차 없이 만들어졌다. 나라의 부처가, 마을의 부처가, 가족의 부처가, 개인의 부처가 만들어졌다. 그리하여 갠지스 강가의 모래알만큼이나 무수한 부처가 존재하게 되었다. 수많은 불상이 만들어졌고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끝없이 만들어질 것이다. 중생들은 제각기 다른 바탕과 소원을 지녔으므로 거기에 맞는 무량(無量)한 부처를 만들었던 것이다. 결국 그 하나하나의 부처는 우리 자신들을 반영한 것이다. 부처는 마음의 반영이요, 거울이다.

이처럼 불상은 관념을 형상화한 것이며, 또 그것이 무한히 만들어진 이유를 알게될 때 불상 조각을 이해한다는 것은 바로 신의 탐구이자 자아의 발견임을 깨닫게 된다. 결국 불상을 탐구하는 일은 곧 우리네 인간사를 탐구하는 일에 다름아니다.

부처는 여래(如來)라고도 한다. 여래란 산스크리트어 '타타가타(Tathagata)'를 뜻풀이한 용어로, 글자뜻 그대로 '그와 같이[Tatha] 왔던[agata]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 용어는 불교가 생기기 이전부터 이미 인도인들이 '과거의 이상적인 성인(聖人)'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곧 구세주로서 이 세상에 출현한 성자라는 뜻이다. 불교에서는 여래의 '여(如)'를 '진여(眞如)', 곧 진실 그 자체로서 항상 변하지 않고 평등한 모든 존재의 본질로 해석하므로, 결국 여래란 진리에서 태어난 부처의 별칭인 셈이다.

처음에는 석가여래 한 분만 계셨다. 그러다가 대승(大乘) 사상이 발달하면서 아미타여래(阿彌陀如來)나 약사여래와 같은 무수한 여래가 등장하게 되었고, 보살 역시 무수히 나타났다. 그러나 그 근원은 석가여래 한 분이며, 다른 이름들은 '하나'에 대한 별명들에 지나지 않는다. 바꿔 말하면 여래나 보살 그 자체는 오직 한 몸으로 나타났지만 온갖 중생들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보게 되는 것이다.

역사 속에서 실존했던 석가가 초자연적인 여래로 무한히 확대되어 갔어도 사람들은 그 근원으로서의 실존 인물인 석가를 잊지 않았다. 그런 까닭에 사람들은 석가가 중요시한 '법(法, 진리)'의 탐구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여래가 존재하건 존재하지 않건 관계없이 법은 존재한다고 하여, 석가는 법의 절대적 가치를 강조하였다. 그리하여 불상과 함께 불경(佛經)이 끊임없이 전개되어왔던 것이다.

이처럼 다종다양하게 출현한 불상들은 하나의 관념으로 수렴시킬 수 있는데 그것이 곧 법이며, 법신(法身)이었다. 거꾸로 말하면 지금까지 수없이 만들어진 불상들은 곧 진리라는 법신부처[법신불(法身佛)]의 분신이자 화신(化身)인 것이다. 법과 부처와 불상은 개별적인 존재로서가 아니라 '달과 달빛과 물에 비친 달'처럼 서로 유기적인 관계에서 인식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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