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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나무꽃

by KimPaulus 2014. 5. 4.

 

등나무는 뭐니뭐니해도 아름다운 꽃과 뙤약볕을 막아 주는 그늘을 제공해 주기 때문에 파골라, 데라스아치, 공원의 쉼터에 심는 것이 제일 좋다. 줄기에서 나오는 가지가 덩굴로 뻗어 나가므로 짧은 기간 동안에 좋은 그늘을 만들 수 있고, 원줄기가 굵어지면 꿈틀거리는 듯한 힘찬 모습이 볼만하다. 어린잎이나 꽃은 나물로 해먹는데, 특히 등나무 꽃으로 만든 음식을 등화채라고 하며, 가을에 익은 종자는 볶아 먹으면 해바라기 씨 같이 고소하다.
중국에서는 등나무 향을 많이 쓰는데, 이것을 피우면 향기도 좋고 다른 향과 조화를 잘 이룰 뿐 아니라 자색 연기가 곧바로 하늘로 올라가 그 연기를 타고 신이 강림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한방에서는 등나무 뿌리를 이뇨제나 부스럼 치료 약으로 쓰고, 줄기에 생긴 혹은 위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하나 정확한 의학적 근거는 밝혀지지 않았다. 등나무 줄기는 탄력이 있고 모양이 좋아서 영조 41년(1764년)에 신하들이 걷기가 불편한 임금을 위하여 만년 등이라는 등나무 지팡이를 만들어 바쳤다고 한다. 『계림유사』에는 신라에 등포가 난다고, 『고려도경』에는 종이가 모두 닥나무로 만드는 것이 아니고 등나무 섬유를 써도 된다고 나와 있듯이 옛날부터 생활용품으로 등나무가 많이 쓰였다. 경주 현곡면 오류리에는 용등이라는 신기하게 생긴 늙은 등나무 두 그루가 애달픈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신라 때 이 마을에 예쁘게 생긴 자매가 살았는데 한 청년을 서로 사모하게 되었고, 그 청년이 전쟁터에 나가 전사했다는 소문에 충격과 슬픔으로 자매가 얼싸안고 연못에 빠져 죽어 그 넋이 한 나무처럼 서로 엉켜 자라 등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그 뒤에 청년은 죽지 않고 돌아와 자매의 사연을 듣고 역시 연못에 몸을 던져서 팽나무로 환생해 서로 얼싸안은 듯 휘감고 수백 년을 자라왔다고 한다. 이런 전설 때문에 이 용등나무 잎을 베개 속에 넣거나 삶아서 물을 마시면 부부간의 금실이 좋아진다고 하여 이 나무를 찾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등나무는 포기나누기나 종자로 번식이 가능한데, 종자를 파종할 때는 80℃쯤 되는 뜨거운 물에 3~4분 처리하여 즉시 파종해야 발아될 수 있다. 다른 나무들을 휘어 감고 자라는 달갑지 않은 점도 있지만 건조하고 척박한 땅을 기름지게 만들어 줄 뿐 아니라 아름다운 꽃과 향기, 꿀,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는 등나무는 우리 생활과 가까운 나무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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