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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

영산홍이 피어있는 호수

by KimPaulus 2024. 4. 22.

한국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등록된 영산홍은 일본에서 오월철쭉(사츠키; Rhododendron indicum)이라고 불리는 철쭉이다. 국내에 그다지 흔하지도 않은 일본 오월철쭉(사츠키)에다가 1982년에 안학수 등이 영산홍이라는 이름을 붙여버리면서 사츠키(오월철쭉)가 영산홍이 되버렸다.

 

그리고 이와는 별개로 1970년 이전에는 분재용으로 소량 도입되던 일본 히라도철쭉이 1970년 이후에는 조경용 목적으로 다양한 품종이 대량으로 도입되었는데, 이들 모든 품종이 유통과정에서 영산홍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그 중 대표 품종이 일본에서 가장 많이 심는 자홍색 큰 꽃, -무라사키(おおむらさき, 大紫)라는 품종으로, -무라사키는 케라마철쭉(ケラマツツジ, 慶良間躑躅)과 류큐철쭉(琉球躑躅)간의 교잡종(학명: Rhododendron x pulchrum)이다.

 

히라도철쭉의 학명은 영국 식물학자인 Robert Sweet(1783~1835)에 의하여 1831Rhododendron pulchrum Sweet라고 명명된 것이다. 하나의 원종으로 인정할 수가 없었던지 곧이어 1834년 스코틀랜드 식물학자 George Don (1798~1856)이 영산홍 즉 일본 사츠키의 변종이라고 Rhododendron indicum var. pulchrum (Sweet) G. Don라는 학명을 발표한다. 그러다가 현재는 원종이 아닌 교잡종으로 분류하여 Rhododendron x pulchrum으로 표기를 한다.

 

본래 '영산홍'이라는 단어는 접동새의 피가 떨어져 진달래꽃이 붉게 되었다는 중국의 전설에서 유래했다. , 조선 시대 때 영산홍은 모든 진달래 속을 총칭하는 용어였다. 그런데 국내에 그다지 흔하지도 않은 일본 오월철쭉(사츠키)에다가 1982년에 안학수 등이 영산홍이라는 이름을 붙여버렸고, 비슷한 시기에 유통 쪽에서는 히라도철쭉이 '영산홍'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면서, 지금에 와서는 '영산홍'이 가리키는 식물이 뒤죽박죽 되어 버렸다.

 

정리하자면,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등록된 영산홍은 일본의 오월철쭉(사츠키)이고, 우리나라 시중에서 영산홍이라고 부르는 종은 조경용 목적으로 일본에서 들여온 다양한 품종의 히라도철쭉 중 오오무라사키(大紫) 품종이 대표적이며, 조선 시대 때 말하는 영산홍은 그냥 진달래 속을 총칭하는 용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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