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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

밭갈이

by KimPaulus 2016. 3. 31.

 

 

 

 

밭갈이는 논갈이와 연관이 깊다. 논갈이가 대부분 소와 쟁기를 이용하여 이뤄지고 있는 반면에, 밭갈이는 밭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경작할 작물의 심는 체계와 심는 방식에 따라 따비, 쟁기, 극젱이, 가래, 쇠스랑, 괭이 같이 다양한 도구가 갈이도구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오늘날 쟁기와 근원이 닿는 밭갈이용 도구는 따비이다. 주역(周易)에 신농씨(神農氏)가 처음으로 만들었다고 전하는 따비는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 오래 전부터 쓰여 왔다.

 

서남해 섬지방과 제주도, 강원도에서 밭을 갈 때 그리고 쟁기가 미처 갈지 못한 구석을 갈 때 따비가 쓰였고, 형태에 따라 크게 말굽쇠형, 코끼리이빨형, 주걱형으로 나뉜다.쟁기 모습의 갈이용 도구는 따비보다 한층 발전한 것으로써 정확하게 시기가 밝혀진 바는 없으나 훨씬 후대에 발생하였다.

 

삼국시대에 들어와 가축의 노동력을 사용하게 되고 깊이갈이[深耕]가 본격화된 것을 미루어 그 즈음에 쟁기형 도구가 발생하지 않았을까 짐작되나, 가축을 사용하지 않고 사람의 힘으로 끌었던 사례들도 있어 꽤 오래 전부터 쟁기형 도구가 사용되기 시작했을 가능성도 있다. 따비는 몸체 자루와 쇠날 부위로 크게 나뉘고, 손과 발을 사용하여 움직이는데, 쟁기형 도구들은 성에가 몸체의 중심 자루인 술에 연결되어 앞으로 길게 내뻗어 있고 끈이 달려 있어 견인할 수도 있다. 또한 면적이 넓은 철제 보습날이 끼워져 있어 흙을 일구는 능률이 높다. 쟁기형 도구들 중에서도 보통 쟁기라 부르는 도구는 일구어져 올라오는 흙을 되엎을 수 있도록 보습에 볏이 달려 있다. 몸체의 보습이 달린 술바닥 부위가 평평한 것이 일반적이다. 그 밖에 볏이 없고 술이 곧게 내려가며, 술바닥이라고 할 부분이 거의 없는 극젱이도 쟁기형 도구에 속한다. 땅을 얕게 갈 때 극젱이가 쓰이며 때로는 사람이 직접 또는 지게에 매어서 쓰기도 하기 때문에, 축력이 사용되기 전에 사람갈이용으로 극젱이와 같은 형태가 쓰였으리라고 추측된다.

 

북부지방과 강원도 산악지대에서는 소 두 마리가 쟁기를 끄는데 이를 겨리(겨리질, 겨릿소)라 부른다. 현재 겨리는 밭갈이 작업에만 주로 이용되고 있다. 밭의 갈이작업을 횟수로 구분하여 보면 두 번으로 나누어 이루어진다. 밭에 작물을 심기 훨씬 전에 밭을 우선 한 번 갈아두는데, 잡초나 흙 속에 남아 있는 이전 작물의 뿌리를 제거하면서 밭을 완전히 엎어놓기 위함이다. 이때 토양이 많은 영양분을 흡수하여 작물 성장을 돕게 하기 위해 밭에 두엄이나 비료를 군데군데 뿌려놓은 상태에서 갈이를 한다. 그러고 나서 작물을 심을 시기가 되면 다시 한번 경작지를 갈이하고, 일정한 간격으로 고랑[]과 이랑[]을 만든다. 주로 밭갈이는 봄에 이루어지는데, 겨리농경을 통해 경작지가 어떻게 조성되는가를 살펴보면 파종하는 작물의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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