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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

일출봉

by KimPaulus 2015. 5. 27.

 

일출봉은 섯시형 화산의 다양한 구조들과 내부구조를 잘 보여주는 세계적인 화산체이다. 그 이유는, 일출봉이 형성된 후 수 천년 동안 바닷물이 화산재층을 깎아 침식절단면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이 단면에는 일출봉의 탄생과 성장의 비밀을 알아낼 수 있는 다양한 구조들이 나타나 있다.

 

일출봉에서 우리가 가장 쉽게 관찰할 수 있는 구조는 황갈색 또는 짙은 회색의 응회암층들이 무수히 쌓여 만들어진 층리이다. 화산재가 화구 근처에 겹겹이 쌓이면 사면의 경사는 점점 가파르게 되는데, 이때 사면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는 경사각에는 한계가 있다.

 

물질이 쌓이다가 어느 한계점에 이르면 더 이상 쌓이지 못하고 미끄러지거나 무너지게 되는데, 이러한 경사 각도를 안식각이라 한다. 자연 환경에서 가장 높은 안식각을 갖고 쌓을 수 있는 자갈도 안식각이 35°인데, 일출봉의 응회암 층들이 보여주는 경사는 최대 45°에 이르고 있다. 어떻게 일출봉의 화산재들은 안식각보다 훨씬 가파른 사면에 쌓일 수 있었을까?

 

그 원인은 일출봉의 화산재들이 분출할 당시 물기를 머금고 있어서 안식각보다 가파른 경사면에 쌓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바싹 마른 모래로는 모래성을 쌓을 수 없지만 축축한 모래로는 여러 모양을 만들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가 스쳐지나가며 보아 왔던 일출봉의 가파른 경사는 수성화산활동의 산물이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일출봉의 화산재가 축축이 젖은 상태에서 쌓였다고는 하나 가파른 경사면에서는 불안정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가파른 경사면에 쌓인 화산재층들이 가끔 무너져 화산체의 사면 아래쪽에 여러 개의 층들이 기왓장을 포개놓은 듯이 겹쳐진 양상으로 나타난다. 이런 구조는 사면에 놓여있던 응회층이 미끄러져 내려와 겹쳐지고, 다시 그 아래 부분이 미끄러져 내려 겹쳐지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할때 형성되며, 응회층이 한덩어리로 사면을 따라 미끄러질 수 있을 정도로 화산재가 충분한 끈기를 갖고 있어야 가능하다. 결국 일출봉의 화산재가 수성화산활동에 의해 축축하고 끈끈한 상태로 쌓였음을 지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는 섯시형 분출에 의해 만들어진 세계 각 곳의 응회구에서도 관찰되고 있다.

 

화산분출 물질을 화산재(volcanic ash)라고 부르지만, 화산재는 엄밀히 말해 모래와 같거나 모래보다 작은 크기(2mm 이하)의 입자들만을 일컫는다. 화산재보다는 크고 64mm 보다는 작은 입자는 화산력(lapillus)이라고 부른다. 일출봉의 화산력을 자세히 살펴보면 화산재가 수 mm 두께로 피복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떻게 해서 화산재가 화산력에 달라붙게 되었을까? 다량의 물이 마그마와 섞이면서 수성화산활동이 일어날 경우, 습기를 머금어 끈끈한 상태인 화산재는 콩알처럼 뭉치기도 하고 화산력의 표면에 달라붙기도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화산력을 부가화산력 또는 피복화산력이라 하며, 이런 화산력들이 일출봉에 많이 나타나는 것은 수성화산활동이 물이 풍부한 상태에서 일어났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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