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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새끼꼬기

by KimPaulus 2014. 10. 16.

 

새끼는 볏짚으로 꼰 줄을 말한다. 한자로는 초삭草索 또는 고삭藁索이라고 부른다. 새끼는 주로 볏짚으로 만들기 때문에 벼농사가 시작되면서 우리 농촌 생활에 도입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벼농사가 이 땅에 도입된 원삼국시대, 더 위로는 탄화 볍씨가 발견된 신석기시대까지 새끼줄의 연원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새끼 무늬는 원삼국시대의 토기에서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추정이 신빙성을 갖는다. 조선 초기에 삭계索契라는 새끼로 꼰 줄을 정부 등에 조달하던 공인들의 조직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새끼줄의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다.

 

새끼는 주로 볏짚으로 꼬는데, 질기고 내구성이 뛰어나며 추수가 끝나면 주위에서 구하기 쉬운 소재였기 때문이다. 갈대나 억새는 부러지는 속성 때문에 줄로 꼬기 쉽지 않았다. 어느 정도 수분기가 있는 풀을 겹쳐서 꼬면 그 강도가 더 세어진다. 너무 마른 풀은 바스러지기 때문에 새끼꼬기에 사용하는 볏짚은 직사광선보다는 그늘에서 말리는 것이 좋다. 또 수분기를 유지하기 위해 볏짚에 물을 끼얹으면서 새끼를 꼬기도 하고, 사람에 따라 새끼를 꼬면서 침을 손바닥에 뱉으면서 비비기도 한다.

 

새끼를 꼴 때는 먼저 볏짚의 북데기를 거꾸로 벗겨내는 짚단 추리기 작업을 해야 한다. 이 작업이 끝나면 일단 긴 볏짚의 한가운데를 잡고 비틀면서 고리 모양을 잡은 다음에 손을 조금씩 옮겨서 잡아 준다. 이를 반복하면 계속해서 줄을 연장할 수 있다. 비벼서 꼴 때는 원하는 두께만큼 짚의 양을 미리 정한 다음 아래를 발 사이에 끼워서 고정하고 손바닥에 줄을 Y자 모양으로 만들어서 손을 비비면서 회전시킨다. 동작을 반복하면 새끼줄이 생긴다. 줄을 다 꼰 후에는 한 번 꼬아서 매듭을 지어준다. 이때 오른손을 바깥쪽으로, 왼손을 안쪽으로 끌어당기면 오른 새끼가 되고 반대로 꼬면 왼 새끼가 된다. 새끼는 1m 이상 길게 꼬면서 굵기가 일정해야 한다. 또 이렇게 꼰 새끼가 풀어지지 않고 조임 상태가 한결같아야 한다. 길게 꼬면 반드시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지게 되는데, 알맞게 공간을 찾아 볏짚을 계속 끼울 수 있어야 새끼를 잘 꼬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완성된 새끼로는 일단 짚신을 만들고 가마니를 짜기도 하고 삼태기나 멍석을 만들기도 하였으며, 지붕에 이엉으로 얹고 길게 만들어 낚싯줄로 이용하기도 하였다. 일상적으로 사용하기도 하였으나, 상례에서는 새끼줄로 수질首絰과 요질腰絰을 만들어 두르기도 하였다. 1960년대까지도 우리 농촌에서 손으로 꼰 새끼줄이 다양하게 사용되었으며, 전국적으로 농촌에서 새끼꼬기 경연대회를 열었을 정도로 새끼꼬기는 농촌의 주요 일과 중 하나였다. 그러나 1970년 이후에 발로 돌려서 새끼를 꼬는 족답식 새끼꼬기 기계가 등장하였고, 1980년대에는 동력식 기계가 등장하여 사람의 손이 그리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이후 나일론 합성수지의 발명으로 1980년대 이후 나일론 밧줄이 새끼줄의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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